[ 4월에 피는 그리움 ]
아무리 사월이 잔인하다 하여도
미친 듯 걸어온 세월에
이 계절의 의미는 사랑이라 칭하리
푸른 물오르는 나무잎새 사이로 바람은 미소 짓고
아무리 사는 게 고달파도 연녹색의 향연 속에
지금도 나는 당신의 순결한 신부가 되고 싶어라
땡볕 같은 인생이 슬픈 염불로 나부끼다가
계절의 노래만큼 꽃등에 타는 그리움
목마른 그대 앞에서 미세한 숨결로
수줍은 나의 영혼을 열고
시든 꽃일 수밖에 없는
첫 것의 아름다운 처녀를 회복하고
자박자박 싱그러운 이름의 초록으로
떨리는 가슴을 피워
그대의 모든 사랑을 훔치고 싶어라
— (宵火)고은영–
